절전 홍보, 한 걸음만 더 나아갈 수 없을까

 

 

(이미지 출처 :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8122221315&code=920501

뉴시스 http://www.newsis.com/pict_detail/view.html?pict_id=NISI20130812_0008528199)

 

1. 8월 13일 신문에는 전등과 에어컨을 모두 끄고 근무하는 안행부 직원들의 모습이 일제히 실렸다. 전 지면에 같은 직원의 사진이 실렸으며 책상 위 모니터에 안전행정부 공식 사이트 메인 화면을 띄워 놓은 것으로 보아 보도를 위해 부러 촬영한 사진일 것이다. 요즘 안행부뿐만 아니라 전 부처가 낮시간 소등한 채 모니터 불빛에 의지해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을 본 국민들이 '상황이 심각하긴 심각한가 보다. 우리 집(회사)도 절전운동에 동참해야겠다'라고 다짐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어두컴컴한 사무실을 보니 '이 더운 날 공무원들은 무슨 고생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실제 SNS상의 여론은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절전한다고 실내온도 31도에서 냉방 하나도 없이, 불까지 다 끄고 일하라는 게 제정신인가?" via @_mellow****
"공무원이라는 죄(?)로 선풍기조차 못쓰며 민원인들을 상대하면 과연 친절봉사가 가능할까?" via @ech****

 

 

 

2. 전력난이 심각해지면서 절전 이슈에 대한 공공기관의 통합 홍보가 계속되고 있다. 낮시간이 되면 정부 부처, 공공기관, 지자체를 막론하고 소셜미디어에 경쟁적으로 절전 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의 수준은 어떠한가? 초등학생을 위한 에너지 절약 홍보물에 등장할 법한 '전력 피크타임에는 에어컨을 끄고, 안 쓰는 플러그를 뽑고...'하는 단순 실천 지침들로만 가득하다. 국민들은 전력을 아끼려면 에어컨을 끄고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다만 살인적인 더위에 다짜고짜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이미지 출처 : 한국전력공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iamkepco)

 

 

(이미지 출처 : 공감코리아 http://www.korea.kr/policy/graphicsView.do?newsId=148765766&pageIndex=&startDate=2006-08-01&endDate=2013-08-14&srchWord=)

 


3. 이미 한전은 국민에게 신뢰를 잃고 있다. 최근 SNS 상에서는 '전력난의 주범은 가정에서 쓰는 전기가 아닌 산업용 전기 / 일반 가정이 차지하는 전력소비량은 전체의 14%밖에 되지 않음 / 우리나라 1인당 주택용 전기 소비량은 OECD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은 양' 등에 대한 글과 통계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정부가 원전비리 등으로 전력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일반 국민에게 전력난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전력 피크타임의 타임라인에 넘실거리고 있다. 실제 공공기관에서 올리는 절전 관련 콘텐츠에는 어김없이 정부의 전력대책을 비판하는 댓글이 달리곤 한다.

 

 

▲ 트위터 등 SNS에서 '국민은 전력난의 죄가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화제가 된 이미지

 


4. 이러한 사회적 논의를 받아들이고, 그 속에 뛰어들어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홍보가 아닌 '공무원들이 솔선해서 절전하니 함께 동참해 달라'는 식으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농림축산식품부 트위터에 올라온 '세종청사 에어컨 가동을 중지하자 마치 금요일밤 클럽처럼 후끈 달아오른다'라는 농담에 '더워서 정줄을 놓았다', '클럽도 에어컨은 틀어 준다'라는 네티즌들의 날선 멘션이 이어지는 것은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5. 통합 홍보는 모든 공공기관이 한 목소리로 앵무새처럼 '오늘도 절전합시다'를 외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위기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정부는 기업/개인 차원에서 어떤 대책을 수립하여 실행하고 있는지 투명하고 정확한 팩트와 함께 알리고, 이러한 배경 하에 국민들을 향한 진정성 느껴지는 동참의 메시지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글 • 이동희 <Peak15 communications 뉴미디어 컨설턴트>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