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의 주요 관심사 효율과 수익에서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찌 보면 현실적인 책임의 측면에서 그 누구도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을 좀 더 공공의 가치를 위해 바꾸라고 주장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업이 시장에서 어렵게 쌓아올린 점유율이나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제규모와 산업 생태계는 이전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선진국 진입의 신호로 해석되는 '20-50클럽'에 한국은 올해 가입하게 되었다. 국민 1인당 소득 2만달러, 인구 5천만명 규모를 갖춘 국가에게 부여하는 20-50클럽에는 현재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이 속해 있다. 사실상 선진국이 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라는 분기점에 우리 사회가 도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제까지 우리 사회와 기업계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 왔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소통'에 대해서 시리즈 형식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소비자'가 아닌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시민’에 대한 인식 필요
사회적 소통을 위한 필요성과 준비는 전무

 

시민들의 행렬로 북적이는 6월 10일 서울 시내에서는 몇 가지 강렬한 시민 퍼포먼스가 열렸다. 공장식 닭 사육의 비윤리성을 지적하는 동물단체의 닭장 퍼포먼스가 한 KFC 매장 앞에서 열렸다. 한국채식연합과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이날 "오늘날 닭들은 인간의 육식 습관 때문에 좁은 케이지에 갇혀서 날개도 펴지 못하고 걸을 수도 없는 끔찍한 고통을 겪으며, 하루 하루 힘들게 연명하고 있다. 인간의 식사를 위해서 수많은 닭들이 고통스러운 동물학대에 시달리며 죽어가는 것은 우리 인간 양심 스스로에게도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출처· 뉴시스

 

이들은 덧붙여서 "오늘날 육식으로 인해 우리의 지구는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 세계적인 환경연구소인 '월드 워치'(http://www.worldwatch.org )에 의하면 축산업이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아산화질소 등 다량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며 지구온난화의 51%이상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콩, 옥수수 등 전세계 곡물생산량의 약 35%를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에게 먹이고 있다. 결국, 지구 기아의 최대 원인은 육식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의하면, 전세계 사망인구의 75%가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암 등 육식으로 인한 질병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매년 약 700억 마리의 동물들(어류 제외)이 인간의 식탁 위에 오르기 위해 고통스러운 환경 속에 하루 하루 삶을 연명하고 있으며, 또한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되고 있다."며 자신들이 피케팅과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유를 말했다. 
 
한편, 한국채식연합과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이날 오후 KFC 매장 앞에서 채식 권장 피켓팅을 통해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우리 사회에 알리면서, KFC 본사 측에 동물학대를 중단해줄 것과 콩치킨 등 채식메뉴를 개발해줄 것을 요구하는 문서를 공식 전달했다.

 

서울 명동에서는 지난 6월 5일 패션브랜드 유니클로의 양털 의류 생산에 따른 “잔인한 양모 생산은 이제 그만! 이라고 주장하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세계적 동물보호 단체인 '동물의 윤리적 대우를 위한 사람들(PETA)'의 회원들이 양털 사용을 중단하고 유니클로가 글로벌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출처·NGO신문                                                   

 

 

잘 알려있듯이 유니클로는 질 좋은 의류제품을 유행에 민감한 도시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에 게 적절한 타이밍으로 제공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패션브랜드로 성장시킨 ‘괜찮은 혁신 기업’에 손꼽힌다. 그렇기에 2~3년 전부터 유니클로가 내놓은 저렴한 가격의 양모 제품들은 주머니가 가벼운 2030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저렴하게 대량으로 양털 의류를 생산하는 이면에는 양들에게 매우 고통스런 방식으로 털을 얻어내는 방식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점이 이들 동물사랑실천협회(PETA)의 주장이다. 일명 뮬레징(Mulesing)이란 방식이 문제인데,  뮬레징이란 양 몸체의 주름을 늘려 털을 더 많이 확보하기위해 양의 엉덩이 살점과 가죽 일부를 도려내는 것이다. PETA의 애슐리 프루노(Ashley Fruno)와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이 날 유니클로(UNIQLO) 명동 중앙점 앞에서 잔인한 양모생산 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인간의 멋과 자본 뒤에 숨겨진 잔인함을 중단하기를 유니클로 측에 요구했다.


  

 

                                                              출처· 연합뉴스

 

6월 9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광장에서 프로라이프연합회 주최로 열린 생명대행진2012에참가자들이 생명존중 사회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갖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청은 사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 재분류안 마련이 추진되는 것에 생명 존중이 훼손된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아기를 안고 행사에 참여한 카톨릭 수녀들은 퍼포먼스로 사후피임약 정책이 가져올 사회적 염려를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기업과 정부를 대상으로 사회적 소통을 촉진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여러 방면에서 포착되고 있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양태로 전개되는 흐름에 관심을 갖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사회적 책임의 내용과 형식을 구체적으로 기업과 정부조직에 요구하고 있다!
치킨업체에게 공장식 닭 사육에 대한 중단을 요구하고, 패션브랜드 기업에게 양털생산의 잔인성을 공감해주길 기대하며 대안 모색을 촉구하는 구체적인 사회적 행위가 이전과 달라진 측면이라 할 수 있다. 동물 복지, 환경 오염 같은 사회적 쟁점을 당위적이고 추상적으로 주장할 때와 달리 책임의 주인공을 기업과 브랜드로 집중하는 데서 오는 소통의 효과를

이후 주목해야 한다.

 

2. 비판은 날카롭지만, 행위는 유쾌한 감성으로 표출하고 있다!
대중들은 무겁고 비판적이고 암울한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하는 본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사회 비판적인 주제를 밝고 유쾌한 감성으로 표현해내는 기술은 더욱 중요하다. 특히 도시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감성 지향성은 설득 효과를 배가시킨다.

 

3. 일회적 행사를 탈피하여 지속적 활동으로 이어질 것인가?

카톡릭계 생명존엄성 시민활동을 실행해온 프로라이프연합회는 사후피임약이 일차적으로 여성들에게 약 남용에 따라 건강을 해치고, 성 의식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는 의약품 정책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식약청의 정책에 강력한 반대를 주장한다. 정부의 정책이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반대에 부딪힌 사례는 종종 발생하지만 사회적 가치와 생명 존중이라는 공적 신념에 어긋난 사례는 앞으로도 점점 확산될 것인지, 지속적인 사회적 쟁점이 될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

                                             

                                                                                 글 · 유희정 <peak15 communications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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